프롤로그 - 왜 우리는 자사몰에 집중하기로 했는가

자사몰

자사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다!
현재 매출은 최대치보다 3분의 1토막이 난 상태이다. 마치 토막 난 고등어 같다.
지금의 이 상황을 타개하고 더욱 더 발전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 시작하기 앞서 나의 사업 시작 시점부터 짧게 풀어보고 싶다.(오로지 나의 반성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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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시작

사업을 시작한건 2017년도 그 때부터 이것 저것 아무런 주제나 카테고리 없이 물건을 팔기 시작 하였다. 물건만 올리면 팔릴 줄 알았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당연히 성공할리 만무하고 판매했던 제품들은 모두 판매 저조, 지적재산권 위반, 과도한 불량으로 인한 반품으로 모두 재고로 아직까지 쌓여있다. (처분하지 못하는 마음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도 창고 한구석에 고스란히 놓여 있다.)
 
다행이 쌓인 것은 재고만이 아니었다. 쇼핑몰 등록부터 운영, 상세 페이지 제작, 마케팅 등 여기저기 깨지면서 배웠던 잡기술들도 함께 쌓였던 것 같다. 2022년 직전에 진행했던 해외 위탁 판매도 내 성격과 맞지 않아 그만두게 되었고 그동안의 너무나 많은 실패로 인해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3개월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 세월을 보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지금 하고 있는 제품을 판매하게 되었고, 사업자 등록증 만들고, 통신판매업신고, 오픈마켓 입점신청, 자사몰을 만든 후 첫 상품 등록하기까지 일주일도 안되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전과 똑같은 실수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사업 초반 월 매출 1000만원 되기 까지의 의사 결정들은 수월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전에도 한번 가봤던 길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

2022년 3월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하고 유튜브, 블로그, 강의 등 모든 매체에서 하라는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다. 상품 100개 소싱, 오픈마켓 10개 이상 입점하기, 상세 페이지 다듬기 등 온라인 쇼핑몰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수행해 나갔다.
그렇게 1개월, 2개월, 6개월, 1년...
운이 좋게도 방법들이 통했고 매출이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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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상승하면 더 많은 상품을 소싱해서 올리고 노출 시켜 매출을 더 상승 시켰다. 그렇게 선순환 구조로 보이는 듯한 사업의 성장 가도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오픈 마켓의 함정

매출 상승은 오로지 오픈 마켓들 덕이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의 경우 상품이 등록되고 등록된 상품이 시장에서 찾는 제품일 경우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나도 처음에는 같은 상품을 스마트스토어, 쿠팡,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이런 곳에 올리는게 맞는건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어차피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에서 다 구매하는게 아닌가 했지만 막상 진행해보니 각자 플랫폼마다 각자의 시장이 존재했다. 그렇게 오픈 마켓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결국 93%의 매출 비중이 오픈마켓에서 나오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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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성장 할 것 만 같던 어느 날 나는 쿠팡으로부터 하나의 메일을 받게된다.

쿠팡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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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판매 중지 및 계정 정지 안내 이메일이었다. 이 이메일도 뒤늦게 확인하였다. 평상시와 같이 로그인하니 로그인이 안되고 정지된 계정이라는 메세지를 확인하였다. 그렇게 부랴부랴 이메일로 들어가 보니 위와 같은 이메일이 와 있었다. 계정 정지 메일 전에도 소명 요청 이메일이 와 있었지만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지 않았던 터라 이메일이 왔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냈었다. 소명 요청도 해당하는 제품에 대한 하나하나의 소명 요청이었는데, 판매 제품이 천단위가 되는데 모두 하나하나 소명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못했다는 변명 같다. 내가 안한게 맞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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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인해 그 전까지 전 매출의 40~50% 비중을 차지하던 쿠팡 이었기에 회사 매출의 타격 어마어마했고, 이메일을 받고 계정이 정지 된 9월부터 매출이 점차 줄어들더니 10월에는 쿠팡 매출이 0원 이 되었다. 매출 하락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음 달 나갈 물량을 대비해 준비해둔 쿠팡에서만 잘 나가는 제품들의 재고는 계정이 정지되고 보름 뒤 공장에 들어왔다. 다른 매체에서 판매해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앞서 언급했든 각자의 시장이 존재해 보였다.
매출은 떨어 졌지만 사업은 계속 되었다. 반사 이익인지 새로운 소싱 상품 덕분인지 스마트스토어의 매출이 소폭 올라가면서 전체적인 매출 상승이 아주 미약 하나마 지속되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다시 조금씩 올려보자' 하며 마음을 다독이기 무섭게 두 번째 쇼크가 다가 왔다.

스마트스토어 쇼크

 
스마트스토어 쇼크는 좀 더 복잡했다. 판매 지수와 스마트스토어 알고리즘을 타기 위해 모든 제품들을 '오늘출발' 상품으로 설정하고 진행하고 있었다. 유달리 무더웠던 올해 8월 15일 금요일 광복절이었고 쇼핑몰 하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14일은 국가에서 지정한 택배 없는 날이다. 그래서 택배 없는 날 당연히 택배 출고를 하지 않았고 그렇게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었을때 나는 눈을 의심하였다. 패널티가 64점 부여되어 있던 것 이었다. 무슨 영문인가 해서 원인을 찾아 들어가니 8월 14일 주문 건 모두 발송 처리 지연으로 되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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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국가에서 지정한 택배 없는 날을 내가 무슨 수로 배송하냐?
내가 직접 배달이라도 해야되는건가? 전국 각지를?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페널티 64점은 온라인 쇼핑몰 시작하면서 처음 보는 숫자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노출 좀 더 시켜보겠다고 했던 '오늘출발' 서비스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겠구나...
그날 나는 모든 상품에 붙은 '오늘출발' 태그를 제거하였다. 그랬더니 또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났다. 노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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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계정은 정지 당하고 스마트스토어는 무슨 정책이 어쩜 그리 자주 변하는지...
이젠 오픈 마켓 이라는 단어 자체에 피로감이 몰려 들었다. 쿠팡에서 아무리 잘 판다 해도 파리 목숨이고, 스마트스토어는 아무리 자사몰 같은 느낌이라 해도 느낌일 뿐 실질적인 자사몰은 아니었다. 오픈마켓의 매출은 독이 든 성배이고 통제 불가능한 정책 변화, 고객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예상치 못한 이벤트 등 지금 생각해보면 선순환 구조가 아닌 너무나 리스크가 큰 사업 구조였다.
단순히 수수료를 아끼는 차원이 아닌 진짜 우리 회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싶었다.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고, 브랜드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 싶었다. 처음 세팅할 때 부터 카페24를 통해 자사몰을 만들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들어오는 주문만 처리하고 있는 상태여서, '다시 한번 자사몰을 활성화 시켜 매출비중을 70%까지 높이자' 라는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 꾸준히 이 블로그를 통해 험난하겠지만 흥미로운 여정을 투명하게 기록할 예정이다. 매출 비중 70%가 성공할 수 있지만 실패할 수 도 있다.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배우는게 있지 않을까? 이런 과정들이 누군가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